제로음료, 정말 건강할까?
최근 몇 년간 설탕이 포함되지 않은 ‘제로음료’가 다이어트와 건강을 고려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제로음료에 포함된 대표적인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aspartame)’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연구진은 아스파탐이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동맥경화를 유발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아스파탐을 잠재적인 발암물질로 분류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아스파탐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그리고 정말로 제로콜라와 같은 제로음료는 안전한 선택일까? 이번 글에서는 최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아스파탐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보겠다.
1. 아스파탐이란? 제로음료 속 감미료의 정체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약 200배 더 강한 단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로, 칼로리가 거의 없어 다이어트 식품이나 무설탕 음료에 널리 사용된다. 1965년 처음 개발된 이후 수십 년 동안 식품업계에서 설탕 대체제로 활용되었으며, 현재까지도 제로콜라, 무설탕 껌, 다이어트 식품 등 다양한 제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스파탐은 화학적으로 아스파르트산과 페닐알라닌, 그리고 소량의 메탄올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성분들은 개별적으로 인체에서 자연스럽게 대사되지만, 문제는 아스파탐이 체내에서 분해될 때 생성되는 물질들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아스파탐이 간에서 포름알데히드로 변환될 수 있으며, 이는 신경 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식품안전청(EFSA) 등 여러 기관에서는 아스파탐의 안전성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2023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스파탐을 ‘인체 발암 가능 물질(Group 2B)’로 분류하면서 다시 한번 건강 논란이 불거졌다. 그럼, 최근 연구에서 밝혀진 아스파탐의 실제 위험성은 무엇일까?
2. 인슐린 분비 증가, 혈당 조절 방해
최근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연구팀은 아스파탐이 혈당 조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12주 동안 실험을 진행했다. 한 그룹에는 아스파탐이 포함된 먹이를, 다른 그룹에는 일반 먹이를 제공했다. 그 결과, 아스파탐을 섭취한 생쥐들은 그렇지 않은 생쥐보다 인슐린 수치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그 이유를 ‘단맛 감지 수용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단맛 감지 수용체는 입뿐만 아니라 장에도 존재하는데, 아스파탐이 이 수용체를 자극하면서 실제로 혈당이 올라가지 않았음에도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장기적으로 혈당 조절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인슐린이 지속적으로 과다 분비되면 결국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이는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해, 다이어트를 위해 제로콜라를 선택했지만, 오히려 당뇨병 발병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는 셈이다.
3. 동맥경화와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또한, 연구진은 아스파탐이 동맥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험 결과, 아스파탐을 섭취한 생쥐는 그렇지 않은 생쥐보다 동맥 내 지방 플라크가 더 크고 많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플라크가 축적되면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을 잃으면서 결국 심장마비나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연구진은 아스파탐이 염증 반응을 증가시킨다는 점을 지적했다. 동맥경화증의 주요 원인은 혈관 염증인데, 아스파탐을 섭취한 그룹에서 염증 수치가 확연히 증가한 것이다.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로 꼽히는 질병으로, 식습관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제로음료와 같은 가공식품을 선택할 때, 단순히 ‘설탕이 없다’는 이유로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4. 아스파탐의 장기적인 위험성과 섭취 제한 기준
현재까지 아스파탐의 섭취 안전 기준은 체중 1kg당 하루 50mg 이하로 설정되어 있다. 이는 체중 60kg인 성인이 하루 약 20캔의 제로콜라를 마시는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하지만 WHO가 아스파탐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하면서,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장기간 아스파탐을 섭취했을 때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할 만하다. 일부 연구에서는 아스파탐이 신경 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두통, 어지러움, 불안 장애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단기간에 소량 섭취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장기간 지속적으로 아스파탐을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제로음료, 정말 건강한 대안일까?
제로콜라를 비롯한 제로음료는 설탕이 포함된 일반 음료보다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유리한 선택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아스파탐이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동맥경화 및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단순히 ‘설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아스파탐의 장기적인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인 만큼, 가능하면 인공 감미료가 포함된 음료보다는 물이나 천연 음료를 선택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데 더 좋은 방법일 것이다.
앞으로 추가 연구가 진행되겠지만, 현재로서는 제로음료의 안전성을 맹신하기보다, 섭취를 줄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